
더그 살라티 글그림/신형건 역 | 보물창고 | 2023년 08월 10일
아주 ‘HOT’하지만, 다 보고 나면 더없이 ‘COOL’해지는 그림책
2023 칼데콧 대상 수상작
산책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꼬리를 세차게 흔들어대는 반려견. 하지만 한여름 대도시에서의 산책은 난감하다. 아니, 난감함을 넘어 가혹하다. 밀려드는 사람들, 이글거리는 아스팔트, 사방에서 뿜어 나오는 열기까지! 이거 산책 맞아? 『핫 도그』의 주인공, 쨍한 주황빛 닥스훈트도 마찬가지. 더위에 지친 개는 헥헥거리며 질질 끌려가듯 걷는다. 사람들은 너무 시끄럽고, 너무 가깝고, 너무나 득실거린다. 한껏 성난 개는 목청 높여 짖다가, 급기야는 횡단보도 한가운데에 주저앉는다. 하나도 움직이지 않을 거야!
『핫 도그』의 작가 더그 살라티는 빡빡한 도시 생활에 필요한 느긋함과 우정이 어떤 모습인지 잘 아는 듯하다. 반려인은 사방에서 울려대는 귀를 찢는 경적에도 아랑곳 않고 개 앞에 쪼그려 앉아 눈을 맞춘다. 그리고 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차린 듯 개를 안고 어딘가로 향한다. 택시를 잡아타고, 열차로 옮겨 타고, 마침내 배를 탄다. 멀리서 낯선 곳의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아, 짭조름한 바람! 도착한 곳은 바다다. 푸른 바다, 넓은 모래밭, 탁 트인 하늘만이 우리 강아지를 맘껏 달리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