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푸가

이별의 푸가

Regular price
$33.50
Sale price
$26.80
Quantity must be 1 or more

김진영 저 | 한겨레출판 | 2019년 06월 20일

“이별은 왜 왔을까. 우리는 왜 헤어져야 했을까.”
『아침의 피아노』에 이은 철학자 김진영의 이별 일기


첫 산문집이자 유고집이었던 『아침의 피아노』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고 김진영 선생님의 두 번째 산문집 『이별의 푸가』가 출간되었다. 2017년 『현대시학』에 일부 연재했던 원고는 선생 사후에 ‘이별의 푸가’라는 이름으로 완성된 채 남겨졌다. 『아침의 피아노』가 한 철학자가 삶의 끝에서 바라본 ‘삶의 아름다움’과 ‘사랑의 마음’을 담았다면, 『이별의 푸가』는 삶 내내 지녀온 ‘이별의 아픔’과 ‘부재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짧은 글 86개로 쓰인 이 단상집은, 마치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생의 모든 이별의 순간을 자신 앞에 좍 펼쳐놓고 세어보듯이, 이별할 때 지나야만 하는 모든 순간을 빠짐없이 쓰다듬는다. 만나고, 후회하고, 추억하고, 침묵하고, 눈물짓고, 분노하고, 미련을 놓지 못하고, 부재함을 느끼고, 비참해하고, 허전해하고, 분열하고, 아파하고, 욕망하고, 기뻐하고, 대수롭지 않아 하고, 유치해하고, 뻔뻔스러워하고, 냄새를 맡고, 목소리를 떠올리는…… 이별의 매 순간은 세세히 그리고 서서히 우리의 몸속으로 스며든다. 거리에서, 차 안에서, 그 사람의 집 앞에서, 준비된 말이나 어떤 포즈도 없이, 이별을 견뎌내야 했던 어느 한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묻게 된다. “이별은 왜 왔을까. 우리는 왜 헤어져야 했을까?” 그 사람이 아닌, 그 이별의 순간을, 그 부재의 아픔을 떠올리면서.

『이별의 푸가』의 86개의 단면들은 하나의 선율을 따라 모방하듯 서로 쫓고 쫓기며 이별이 가진 일상성을 철학적 성찰의 지점으로 데려간다. 이별이 흘리는 슬픔과 외로움과 애태움과 아픔은 어느덧 침묵과 적요로 바뀌어서 “왜 이별해야 했을까?”라는 개인적인 질문에 “이별은 무엇인가?”라는 보편적인 고민을 더한다. 이별하는 연인들의 고통과 이별을 하고도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하는 일상의 무거운 면면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롤랑 바르트와 프루스트, 그리고 아도르노, 한트케, 파스칼 등의 글과 말을 연결시키며 이별이 가진 이미지와 개념을 더욱 풍부하고 다채롭게 건넨다. 『아침의 피아노』의 단정하고 깊고 맑은 문장들이 생에 대한 빛나는 명랑성을 보여주었다면, 그리고 그 모습이 선생이 본 아침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면, 『이별의 푸가』의 열정적이면서도 우아하고 강인하면서도 집요한 문장들은 이별에 대한 아련한 잔상들을 뜨겁고 매혹적으로 보여준다. 아마도 그건 꿈처럼 도착했던 선생의 어느 저녁 풍경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랑과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하기를 결코 멈추지 않은 귀한 사람만이 볼 수 있는.

목차

만남
의자
문장들
나의 얼굴
열패감
서약
후회

추억
통점
잔인한 침묵
침묵
추위
포옹
눈물
차례
분노
미련
약속
화장
부재
비참함
꿈(2)
사라짐
꼼짝도 않기
허전함
장갑
차가움
분열
아픔
추억(2)
씻기
문자
돌아오는 말들
결핍
황홀경
노예근성
거식증
마지막 스침
키스
사진
욕망
기쁨
대수롭지 않음
고백
사진
착한 마음
이름
배신
유치함
멂과 가까움
반지
육체
그림자
고통

뻔뻔스러움
울음
사랑과 죽음

돌아온 탕아
키스(2)
연, 깃발, 천사
허공
베개
세월

비극
안경
호기심
낯설어짐
잔인함
따뜻함
냄새
목소리
부재(2)
세상의 모든 풍경
구두 소리
무능력
추억
간주
낮은 신발
계절과 날씨
잠 잘 오는 방
일루미네이션
빈방
최후의 만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