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욤 뮈소 저/양영란 역 | 밝은세상 | 2022년 12월 21일
『안젤리크』는 한국에서 19번째로 출간하는 기욤 뮈소의 장편소설이다. 2004년에 발표한 『그 후에』 이후 기욤 뮈소의 소설 모두가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세 번째 소설 『구해줘』는 아마존 프랑스 8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고, 국내 주요 서점 200주 이상 베스트셀러에 등재되었다. 매년 『르 피가로』지와 [프랑스서점연합회]에서 조사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순위에서 8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안젤리크』는 기욤 뮈소가 작가에 주목했던 소설에서 반전과 서스펜스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이야기꾼으로 되돌아왔음을 알리는 작품이다. 언제나 자신이 치열하게 살아왔지만 세상이 공정한 대우를 해주지 않아 늘 같은 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진 간호사 안젤리크 샤르베, 지하철에서 불량배가 휘두르는 칼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여성 승객의 안전을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추격 과정에서 총을 발사해 범인이 반신불수가 되는 바람에 여론의 비난에 직면하고 감찰까지 받게 된 강력반 반장 마티아스 타유페르, 태어나자마자 생모에게 버림받고 새엄마를 유일한 엄마로 알고 자라지만 그 엄마마저도 석연치 않은 죽음을 맞게 되자 직접 진실 규명을 위해 뛰어든 의대생 루이즈 콜랑주, 각고의 노력 끝에 영광스러운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에투알 무용수 자리에 올랐으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명성을 누린 시간은 잠시뿐 다시 무대 뒤로 쓸쓸히 사라지는 아픔을 겪는 스텔라 페트렌코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기욤 뮈소는 『안젤리크』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키지만 어떤 특정한 잣대로 그들을 평가하거나 규정하려고 들지 않는다. 그저 그들이 뚜벅뚜벅 길을 걸어갈 때 슬며시 뒤따라가 보고 그 결과를 기록으로 남겨두는 목격자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여러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관찰하면서 그들이 성장기에 겪었을 상처를 그려보고, 그 상처들이 다른 상처들을 만났을 때 어떤 물리적 혹은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뿐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렇게 또는 저렇게 하는 게 좋겠다는 식의 훈수를 두지 않는다. 어찌 보면 기욤 뮈소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곳저곳에 돋보기를 들이대 가면서 부분적이나마 한 시대의 자화상을 그리고자 애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안젤리크』는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인물들이 파리와 베네치아를 오가며 펼치는 반전 소설로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