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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적 낙관

식물적 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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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저 | 문학동네 | 2023년 06월 01일

문득 일상을 돌보고 싶어지는 가뿐한 전환의 감각!

모든 존재의 진정한 안녕을 비는 소설가
김금희의 식물 산문 출간


일상의 순간에서 길어올린 깊은 통찰과 산뜻한 위트로 인간 내면의 지형도를 섬세하게 그려온 작가 김금희의 두번째 산문집 『식물적 낙관』이 출간되었다. 2020년 여름부터 2022년 겨울까지 한겨레 ESC에 ‘식물 하는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에세이에 더해, 당시에는 아직 연약해서 꺼내놓기 쉽지 않았던 작가 자신의 내면을 지긋이 응시하는 미발표 원고들을 담았다. 김금희의 발코니 정원에 찾아온 연약하고도 강인한 식물들을 통한 깨달음의 기록이자, 식물을 매개로 만난 다정한 사람들과 만들어낸 환한 순간들의 기록이기도 한 이 책은 작가가 식물과 더불어 살아가며 통과하는 사계절의 풍경을 따라간다. 그 풍경의 변화에 따른 마음의 굴곡 또한 김금희 산문만의 아릿하고도 부드러운 필치로 그려진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이 책이 ‘소설가의 식물 산문’이라는 점이다. 일찍이 버지니아 울프, 헤르만 헤세와 같은 대문호들이 찬미한 바 있는 식물이라는 존재를 지금 김금희가 사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 산문집 『사랑 밖의 모든 말들』(2020)의 첫머리에 “글을 쓰지 않을 때면 으레 발코니에 나가” 식물을 돌보다 문득 “절박하게 하네, (…) 싸우듯이 하네”(서문 「안팎의 말들」)라는 마음의 소리를 들었다고 쓴 작가는 그뒤 3년간 모은 산문을 묶은 『식물적 낙관』에서 “돌아보면 내가 식물에 빠져든 시기는 마음이 힘들었던 때와 거의 비슷했다”(서문 「식물 하는 마음」)고 고백한다. 지난 3년 내내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시련, 공교롭게 맞물린 개인적인 상실과 삶의 부산물 같은 고민들을 겪으며 작가는 식물이 지닌 오묘한 치유의 에너지에 이끌렸을까.

이제 『식물적 낙관』에 이르러 김금희는 더이상 식물을 절박하게 대하지 않는다. 김금희의 소설이 삶을 향해 드러내는 특유의 온화하고 담대한 시선은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이해에서 비롯되는바, 작가는 산문에서도 식물이 지닌 생명력과 특질을 명확히 관찰하고 이해해나가며 식물들의 느긋한 낙관의 자세를 받아들인다. 화분에 심긴 채 작가의 발코니에서 살아가는 실내 식물들은 함께 사는 인간이 현실적인 문제들로 고뇌하느라 여력이 없는 동안 척박한 환경에 놓이기도 하지만, 외부의 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생장만을 도모하면서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착실히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복잡다단한 인간사에 초연한 채, 무언가를 해치는 일 없이, 각자의 본능적인 삶의 실천만을 이어가는 식물들이 이룩한 발코니 속 별세계를 묘사하는 김금희의 산문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주어진 현실을 단순하게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 자체를 삶의 명확한 목표로 재설정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삶 이외의 다른 선택지를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내는 이러한 가뿐한 전환을 통해 일상을 보다 너그럽게 바라볼 때 찾아오는 삶에 대한 효능감. 그것이 바로 ‘식물적 낙관’의 감각이다.

 

목차

서문 식물 하는 마음 _004

1부 여름 정원에서 만나면

내 방의 여름 군락지 _019
식물적 낙관 _024
우리는 마켓에 간다 _031
제주행 일기 _037
다정한 괭이밥 씨 _043
헤세와 울프의 여름 정원 _048
잘 자라는 일 _057
휴가와 발코니 _062

2부 이별은 선선한 바람처럼

삶이라는 덩어리 _071
집사 일기 _079
기도를 부탁해 _085
우리들의 세컨드 스텝 _092
올리브가 하는 일 _098
코로키아에 대해 비로소 알게 된 것 _104
참 괜찮은 제라늄 친구 _112
내가 아주 어렸을 때의 나무 _118
유기 식물 _124

3부 겨울은 녹록하게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트리 _133
알로카시아의 겨울 _139
‘호더’가 되지 않기 위하여 _143
겨울이 오더라도 _150
쓰는 인간 _157
나의 부겐빌레아 _163
파티는 녹록하게 _169

4부 그런 나무가 되었다

봄의 귀환 _177
흰 잠 _183
모든 넘어지는 것들은 기도를 한다 _187
이 숱한 사랑의 서사 _192
새집 생활 _197
그런 나무가 되었다 _204
가능한 한 이팝나무에 가깝게 _213
내일도 여여하다 _218

부록 식물 군상 _229
나오는 말 우리가 선택한 낙관 _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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